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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손

균형을 찾는 일

늠름 2016.05.12 12:25
며칠 전 전통자수를 잠깐 배웠다. 패랭이꽃을 수놓으며 자련수, 이음수, 씨앗수, 사선평수, 가름수, 풀잎수, 고운 이름들을 얻었다. 롱앤숏스티치나 프렌치노트라거나, 책에서 본 이름들의 본딧말을 찾은 것 같았다. 다른 말을 써도 같은 손놀림에, 이 나라도 저 나라도 살아가는 일은 똑같구나 문득 생각이 들었다. 오랜 사람들의 손끝을 한참 헤아렸다.

사는 일이 무얼까. 듬성듬성하게 있어도 괜찮을까. 어느 균형을 찾고 싶었는데 기우뚱 갸우뚱 하며 산다. 답할 사람은 하나인데 너무 많은 물음을 쥐고 살아 그런가 보다. 균형을 찾는 일을 대신해서 걷거나, 무엇을 쓰고, 만든다. 시간이 필요하거나, 잠이 오지 않거나, 멍하거나, 때때로, 그냥. 여름을 앞에 두고 이른 봄 생강나무를 그렸다. 꽃을 더 피울까 하다가 듬성하면 또 어떠나 싶어 그냥 두었다. 그냥. 말 뒤에 숨어 마음을 놓는다.

2016.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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