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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자리에 누워 사람을 챙기는 일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을 한참 했다. 겁많고 아팠던 아주 어린 날이 있었고 그럼에도 사람과 부대끼는 일을 잘해내고 싶었다. 겁냈던 날. 아팠던 날. 서툴던 날.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날들이 이어지지만, 그만큼 괜찮은 날도 늘었다. 잘하고 있다고 믿기로 했다.

꼬꼬마들과 서울 나온 날. 길안내하고 배불리 먹이고 아이들이 골라준 덕분에 이천오백 원짜리 머리핀을 구해서 기분좋았다. 언제 이렇게 마주할 수 있을지 모를 짧은 여행길. 아이들에게 하나 더 먹이고 싶고 하나 더 보여주고 싶고. 발이 꽁꽁 얼어 달달달 떨며 걸어도, 지갑이 가난해져도, 잘 웃고 잘 먹으니 그냥 다 좋았다. 이 맛에 이 일을 사랑하고 매만지고 곱씹고 오래 앓는다.

사람을 챙기며 나를 챙겼다. 그 일들로 내가 많이 채워졌다고, 어느날 꼭 말해야지. 돌려주어야지.

201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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