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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7.26. 근무 마치고 집에 가서 일하려고 서류에 참고자료에 노트북 바리바리 싸들고 갔는데, 집에서 노트북을 꺼내니 전선이 없다. 배터리 잔여시간 38분. 헛. 맙소사. 결국은 집에서 좀 쉬다가 사무실에 나와버렸다. 두뇌가 포화상태인 것 같다. 일요일에는 집 열쇠가 없어서 밤 열 시 반에 열쇠가게에 전화했다. 열쇠가게 통화 안 되면 119 불러야 하나 진심으로 고민했었다. ..... 아이들 책 사줘야 하는데 그것도 깜박하고, 중간보고서 제출일자도 잘못 알고 있..
2010.5.17. 김포공항에서 비행기가 뜨는데, 수학여행단이려나 아이들이 우와- 하고 정말 큰 소리로 떼지어 환호했다. 제주에 거의 다 왔을 때 비행기가 덜컥 겁이 날 만큼 무섭게 흔들렸다. 나는 심하게 겁먹어서 앞좌석 시트만 꼭 붙들고 있는데, 이 아이들은 자이로드롭 같다고, 재밌다고, 폴란드여객기 사건을 얘기하며 죽는 거 아니냐고, 아무렇지도 않게 떠들어댔다. 아이들의 태연함답게 비행기는 무사히 잘 도착했고, 비행기와 공항을 연결하는 버스 안에서 에너지 가득한 남..
2010.5.6. '마음아, 너 갈 데라도 있니?'......마음을 둘 곳이 없구나. 자꾸 차오르는 걸 꾹 누르고 있는 마음을, 이해하기 싫어서. 인정하기 싫어서. 어차피 가식적으로 숨기는, 진실되지 않은 마음을. 이왕 못된 것, 한 번쯤은 날것으로 내놓아도 되지 않겠냐고, 대상도 없이 막연히 원망하고 싶은 것을. 결국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고. 마음을 둘 곳이, 이렇게나 없구나. 종일 마음이 휘청거렸다. 그러다 두 아이와 이야기를 했다. 한 아이에게, 이 아..
2010.4.8. 구전 동화에 관한 부분을 읽다가 마음에 남은 부분. 권선징악, 선이 이기고 악은 벌받으나, 악을 악으로써 징벌하다니. 생각해 보니 그렇다. 악을 계몽하기 위하여, 주체자는 선이라 하더라도 왜 그 방법은 악할 수밖에 없었을까. 조금 전 제2의 김예슬 대자보를 두고, 총학 선거를 대비한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글을 읽었다. 고려대 학생과, 서울대 학생의 대자보. 그리고 삭발하는 여러 학생들. 나는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숱하게 스쳤는데 말이다. 세세한..
2010.3.26. 바오밥나무 옛날, 아주 오랜 옛날, 나무들이 사람처럼 자유롭게 걸어다니던 시절이 있었더랬다. 나무들은 자유롭게 움직이다가 조물주가 멈추라 하면 그 자리에 멈추어야 했는데, 요 바오밥나무 녀석이 멈추지도 않고 계속 돌아다니며 그렇게도 애를 먹였더랬다. 화가 난 조물주는 바오밥나무를 거꾸로 땅에 메다꽂아버렸다. 그래서 오늘날 바오밥나무는 뿌리가 하늘로 솟은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지. 이것은 저 먼 대륙 아프리카에서 전해오는 이야기ㅡ. 한 번씩 이 이야기가 떠오..
2010.3.20. 괜한 걱정 내가 하는 일에 과도하게 부담을 느끼긴 했나 보다.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한 지 꽤 지났다. 꿈에서마저도 난 아이들과 아웅다웅거리고 있었다. 해결하지 못한 일이 꿈에서까지 이어지거나, 올 수 없는 아이가 오거나, 비현실적인 상황이 벌어지거나, 기억나지 않는 여러 일들까지. 그렇게 꿈에서 투닥거리다가 몽롱한 상태로 출근하고, 오후가 되면 이번에는 진짜로 아웅다웅거리는 시간들이 흐르고, 그러다 다시 꿈. 내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지만 그래도 꿈은 지..
2010.1.7. 노래를 들으려고 자주 가는 블로그가 있는데, 거기서 하이쿠를 읽었다. 눈사람에 대해 나눈 말눈사람과 함께사라지네- 시키   고즈넉히 시린 기운에 마음을 비워내야 할 12월은 멍하니 보내버리고, 새 다짐으로 마음을 채워야 할 이 달에, 지난 해 내 모습을 되짚어보면서 마음을 비우고 있다. 한 아이와 이야기하다가, 지난날을 돌아보는 건 반성이면 족하지 후회까지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이에게 멋진 척 말할 입장이 아니었다. 지난날 움츠러들..
2009.10. 쉽게 꿈꾸지 않겠다 신입활동가 워크숍에 다녀오기 전 나는 많이 지쳐 있었다. 10개월 남짓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다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그 마음만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아이들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 또 아이들 스스로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을 마주하며 갑갑하기도 했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자원을 연결하거나 프로그램을 제공하지도 못하고 일상만을 유지하기에 급급한 내 모습에 화가 많이 나기도 했다. 올해는 안팎으로 한계를 맞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