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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6.1. 잘못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되, 아픔에 동화되지는 말아야 한다. 휘청거리는 마음으로 인해 에너지를 소진해 버린다면,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조차 잃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 그래서 너희에게 미안하다. 그리고 내게 힘이 없어서 속상하다.
2009.4.26. 겁쟁이 토요일에도 문 닫을 때까지 소란을 떨어야 나가던 아이들이, 요즘은 밥 먹고 한두 시간 컴퓨터를 하다가 알아서 떼를 지어 몰려나간다. 덕분에 가끔씩 일찍 퇴근하는 토요일들이 생겼지만, 그만큼 이 곳이 아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는 표시일테니, 마음이 싸하다. 타박타박 시청까지 걸어오는데 바람마저 싸했다. 바람이라도 포근했으면 조금 위안이 되었을 텐데. 내내 맹하게 지내고 있는 내게 자극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정미경과 김중혁의 소설집을..
2009.3.23. 무력감 감당하기 어려운 아픔을 지닌 너희들 앞에서, 의연한 척 어른스러운 척할 수 밖에 없는 내가, 돕고 싶은 마음뿐이지 힘이 없는 내가 참 싫다. 넘어져 있는 너희에게 내가 손을 내미는 게 맞는 걸까,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맞는 걸까.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 만큼 강해지길 가만히 바라는 건 방관일까. 어떻게든, 내가 할 수 있는 힘을 다해 억지로라도 일으켜세워야 하는 걸까. 아름샘이란 이 호칭이, 선생님은 참 부끄럽다.
2009.3.11. 한계 좋은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다짐은 어쩌면,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은 나 자신을 포장하기 위한 이기적인 욕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러고 보면, 삶 자체가 하나의 목적이라면 이 삶을 채워나가기 위해 택하는 모든 방식들은 결국 하나의 수단이라는, 그러므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단기간의 수단으로 삼고 싶지 않다고 했던 내 말이 틀렸다고 지적했던 누군가의 말이 맞는 게 아닌가 싶었다. 다수의 사람들보다 나는 두 배로 노력해야 한다는 ..
2009.2.7. 장난 간밤의 벼락같던 시간, 깨어나 보니 한바탕 꿈을 꾸고 난 것 같은 기분. 무엇이 궁금해서 그랬을까 허탈하면서도 결국은 아직은 어려서 그랬을 거라고, 이해를 해야 하는 걸까. 너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놀라게 한 만큼, 느낀 바도, 마음의 괴로움도 얻었겠지.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너희들 스스로 겪을 맘고생은 스스로 받는 벌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아직은 자라고 있는 중이니까- 라고 많은 행동들을 이해하고자 노력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
2008.5월. 교육실습 2008.5.6.화. 네 시 반 기상, 어색한 정장, 여섯 시 반 출발, 일곱 시 반 도착, 화장품 알러지, 반항하는 아토피, 전체 조회, 교직원 조회, 긴장해서 빨개진 얼굴, 긴장, 두려움, 초조함, 설렘 약간, 부담감 가득. 견학실습 기간 동안에는 나도 저만큼 수업해 보고 싶다고 마음이 몽실몽실 들뜨다가, 교육실습이 시작되자 주눅이 팍 들어 버렸다. 나보다 더 키가 큰 아이들을 보며, 나는 이 아이들보다 마음의 키는 더 클까 싶었다. 공부방..
2008.5.5. 견학실습 견학실습 첫째 날 자신감은 자꾸 바닥을 치고, 머리도 옷도 내가 있는 이 자리도 너무 어색하고, 많은 사람들 틈속에서 너무 피곤하고, 집일은 자꾸 마음에 걸리고, 긴장해서 속은 쓰리고, 모든 게 다 신경쓰인다. 불안불안한 하루.   견학실습 둘째 날 청자 아이들에게 하던 대로 등을 토닥이고 머리를 쓰다듬으려다가 움찔. 이곳 학생들에게 나는 지나가는 바람일 뿐일텐데. 지도 선생님의 수업은 참 좋았다. 수업을 보면서, 내가 아이들을..
2008.4.29. 아이들에게 선생님 소리를 듣는데, 아이들이 꿈이 뭐냐고 묻는데, 불안정한 마음을 품고 얼굴은 위장하고 휘청거리는 걸 들키지 않으려고 꼿꼿하게 다리에 힘주고 서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선생님 소리를 듣는다는 자체가 정말 많이 미안했다. 요즘 마음은 그렇다.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께도, 친구들에게도, 동생에게도, 고모에게도, 미안하기만 하다.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묵직하게 가라앉아버리는 일. 믿음을 조각조각 갉아먹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