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실을 생각했다. 1. 권여선의 소설을 챙기고 나왔다. 첫 문장은 그랬다. "산다는 게 참 끔찍하다. 그렇지 않니?" 2.데몰리션을 보고 왔다. 상실의 한가운데에서, 상실을 말하지 않지만 실은 모두 상실이었던 이야기. 상실을 이렇게도 그릴 수 있을까. 가끔은 피식 웃기도 하며, 덤덤하게 상실을 마주했다. 삶이 무너지는 증상. 그리고 삶이 무너지지 않으려는 증상을 생각했다. 내가 이해할 수 없었던,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이해한다 알고 있었던, 이제는 이해할 수 있는..
2016.6. 춘천과 서울, 골드스타 G7, 후지 컬러 200 물이 그리워 공지천을 찾았다. 바다 대신 강을, 오리 대신 오리배를, 사람 대신 풍경을. 한 달에 필름 하나, 꼭 그만큼만 스스로 챙기고 살겠다고 걷는다. 사는 일이 어느 날은 멈춘 것도 같았는데, 천천히 그리고 찬찬히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2016.6.춘천과 서울골드스타 G7, 후지 컬러 200춘천 공지천 서..
2016.5.~6. 춘천과 서울, 골드스타 G7, 아그파 비스타 플러스 400 요즘은 아그파 필름이 좋다. 코닥의 따뜻함과는 질감이 다른, 무심한 따뜻함이 좋다. 2016.5.~6. 춘천과 서울골드스타 G7, 아그파 비스타 플러스 4005월, 춘천 김유정역 실레마을 서울, 비단콤마에서 만난 제주의 토마 남산도서관 가는 길 춘천 운교동, 봉의초등학교
2015.12.~2016.3. 로모피쉬아이1, 코닥 골드 200 2015년 12월, 그리고 2016년 3월.로모피쉬아이1, 코닥 골드 200지난 겨울, 율빈이와 정선 나들이 중 마지막으로 남은 사진. 해묵고 자그만 정선목욕탕이 정겹고, 옆에 발걸음 맞추는 동생이 더 정겹던 하루. 신촌에 살 때 171 버스를 환승하던 아현동. 오래된 마을 풍경이 친근하고, 허물고 새로 솟는 풍경이 또 애잔했던 길. 순이 돋던 늦겨울부터 오늘은 꽃순에 얼마나 살이 올랐나, 얼마나 피었나 살피는 출근길이 좋았다. 목련이 쏟..
너의 열한 번째 날 오늘은 너의 날. 아주 오래 전에, 여름이었고, 자전거가 한 번씩 사라졌었다. 사라졌다 돌아오는 까닭을 알 수 없었고 나는 화가 났고 며칠 뒤면 자전거가 돌아왔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고, 네가 가고, 창고에서 또 사라졌던 자전거를 찾았다. 네가 타는 모습을 보았다던 어른들의 얘기를 들었고 여기저기 흠집이 난 자전거를 만졌다. 너보다 더 큰 자전거를 타고 몇 번을 넘어지고 두근거리기도 했을 너를 생각했다. 누나 자전거 사 달라는 어린 너의 얘기에 어..
2015.4.6. 재재재재 창을 마주한 책상. 여름은 쨍한 볕에, 겨울은 외풍에 힘들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풍경들이 있었다. 해질 때 날아가는 비행기, 늦은 밤 빈 도로에 하나 둘 오가는 차들, 조용한 밤 빗길에 차 스치는 소리. 그리고 일찍 사무실에 나가면 옆집 옥상에서 재재재재 우는 새들. 밖에서는 새들이 재잘거리고, 안에서는 아이들이 재잘거렸다. 아이들 밥 챙길 때, 밖에서 사람과 일을 얻어올 때, 어떤날은 먹이 물어오는 엄마새가 된 것 같기도 했다. 그날들이 참 좋았다...
2015.4.16. 마음이 붐볐다 꼬꼬마들과 지내면서 웃는 날이 많았다. 바닥에 닿아도 다시 웃었다. 결핍에 내려앉을 때 아이들이 내 좋은 친구들이 되었다. 마음이 붐볐다. 고마운 마음보다 못다한, 못난, 미안한, 미련한. 그런 단어들이 붐벼서 괜찮다는 말 뒤에 실은 괜찮지 않았다. 정리할 목록을 써야 하는데 정리되지 않아 사진 뒤적뒤적하다가 여러 날들이 생각났다. 맺음을 하겠다, 마음을 정한 해. 2014년은 아이들과 옥닥복닥 부대끼는시간을 부지런히 적었다. 적는 일로 마음을 다독..
2015.3.30. 아이들의 것이 온전히 아이들의 것이 되는 일 별똥별 꼬꼬마들의 해녀 그림이 우드아트 반재가 되었다.  택배 기다리고 포장 뜯으면서, 아이들 오면 자랑하려고 설레고 간질간질한 마음을 꼭꼭 참았다. 아이들의 것이 온전히 아이들의 것이 되는 일. 반짝반짝 빛나게, 예쁘게 해주고 싶었다. 해녀할머니의 인자한 눈웃음도, 함께 설렌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도 웃음도, 참 예쁘다고. 그렇게 또 고슴도치 이모마냥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었다. 예쁘게 색칠해달래야지. 주렁주렁 걸고 다녀야지.2015.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