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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아이들 곁, 2006~2015

2016.2.18. 아기새들이 봄을 두고 갔다 날이 덜 춥다. 예쁜 친구들이 봄을 두고 갔나 보다. 남쪽에서 봄을 몰고 온 아기새들을 만났다. 스물일곱, 스물다섯, 열아홉 둘과 종일 종알거렸다. 스물이 되고 서른이 되어도, 언제나 내 예쁜 아기새들. 이곳에서 잘 자라서, 그게 내가 청자에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는 민지의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마음이 왈칵 허물어져서 눈이 시렸다. 그랬다. 그것만으로 넘치게 충분했다. 넘치게 고마웠다. 술친구할 나이를 먹는 꼬꼬마들이 는다. 내가 가난하고 붐벼서 ..
2015.9.12. 개구지게 놀았던 어느 날   개구지게 놀았던 어느 날. 목걸이 선물을 처음 받았는데 그게 클립일 줄이야. 꼬꼬마는 기억이나 할까. 못 본 사이에 더 예쁜 아가씨가 된 꼬마친구 얼굴을 내일 볼 생각에 마음이 설렜다. 수학여행 온 친구를 공항에 배웅하러 나간다. 같이 떡볶이 먹던 아이에게 조금은 어른스런 선물을 챙기면서 웃음도 나고 마음이 간지러웠다. 지난 시간과 사람 생각에 조금 시큰거렸다가 피식피식 웃음나는 일들이 생각나서, 또 좋았다. 열셋, 열넷. 이때..
백석, 선우사(膳友辭) 백석, 선우사(膳友辭)- 함주시초 4낡은 나조반에 힌밥도 가재미도 나도나와앉어서쓸쓸한 저녁을 먹는다힌밥과 가재미와 나는우리들은 그무슨이야기라도 다할것같다우리들은 서로 믿없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우리들은 맑은물밑 해정한 모래톱에서 하구긴날을 모래알만 헤이며 잔뼈가 굵은탓이다바람좋은 한벌판에서 물닭이소리를들으며 단이슬먹고 나이들은탓이다외따른 산골에서 소리개소리배우며 다람쥐동무하고 자라난탓이다우리들은 모두 욕심이없어 히여젔다착하디 착해서 세괏은 가시..
아이러니를 배우는 교육적 본질 "문학에서 '아이러니'를 배우는 교육적 본질은 아이러니 그 자체의 용법을 익히기 위함이 아니라 인간 삶의 부조리한 조건들을 이해하기 위함에 있다는 것" (구인환 외, 문학교육론, 47쪽)2008.아이들에게 정작 알려줘야 할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번뜩 들어 정말 부끄러웠다.
2015.4.6. 재재재재 창을 마주한 책상. 여름은 쨍한 볕에, 겨울은 외풍에 힘들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풍경들이 있었다. 해질 때 날아가는 비행기, 늦은 밤 빈 도로에 하나 둘 오가는 차들, 조용한 밤 빗길에 차 스치는 소리. 그리고 일찍 사무실에 나가면 옆집 옥상에서 재재재재 우는 새들. 밖에서는 새들이 재잘거리고, 안에서는 아이들이 재잘거렸다. 아이들 밥 챙길 때, 밖에서 사람과 일을 얻어올 때, 어떤날은 먹이 물어오는 엄마새가 된 것 같기도 했다. 그날들이 참 좋았다...
2015.4.16. 마음이 붐볐다 꼬꼬마들과 지내면서 웃는 날이 많았다. 바닥에 닿아도 다시 웃었다. 결핍에 내려앉을 때 아이들이 내 좋은 친구들이 되었다. 마음이 붐볐다. 고마운 마음보다 못다한, 못난, 미안한, 미련한. 그런 단어들이 붐벼서 괜찮다는 말 뒤에 실은 괜찮지 않았다. 정리할 목록을 써야 하는데 정리되지 않아 사진 뒤적뒤적하다가 여러 날들이 생각났다. 맺음을 하겠다, 마음을 정한 해. 2014년은 아이들과 옥닥복닥 부대끼는시간을 부지런히 적었다. 적는 일로 마음을 다독..
2015.3.30. 아이들의 것이 온전히 아이들의 것이 되는 일 별똥별 꼬꼬마들의 해녀 그림이 우드아트 반재가 되었다.  택배 기다리고 포장 뜯으면서, 아이들 오면 자랑하려고 설레고 간질간질한 마음을 꼭꼭 참았다. 아이들의 것이 온전히 아이들의 것이 되는 일. 반짝반짝 빛나게, 예쁘게 해주고 싶었다. 해녀할머니의 인자한 눈웃음도, 함께 설렌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도 웃음도, 참 예쁘다고. 그렇게 또 고슴도치 이모마냥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었다. 예쁘게 색칠해달래야지. 주렁주렁 걸고 다녀야지.2015.3.30.
2015.3.22. 밥으로, 잠으로 가까워지고 정다워진 날들 줄세운 밥그릇 보고 피식 웃고 말았다. 이리 가지런한 친구들이 아닌데. 배고프다고 한데 모여 종알거릴 때는 영락없는 아기새 같은 친구들. 별똥별 친구들과 여행했던 날, 아이들이 끓인 찌개에 밥도 두 그릇씩 비웠다. 같이 먹으니 더 맛있었고, 같이 먹어서 더 든든했다. 밥으로, 잠으로 가까워지고 정다워진 날들. 할 줄 아는 것도 별로 없는데 밥 차려주고 싶을 때가 가끔 있다. 간 본다며 한 입씩 먹고 가는 아이들. 잔소리로 양념 톡톡 더하는 아이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