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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아이들 곁, 2006~2015

2015.3.21. 휴가 별똥별 친구들과 서귀포에 휴가 나왔다. 캠프, 여행, 외박, 부르는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마음만은 모두들 휴가다. 작년 아트마켓 신나게 다니며 (내눈에는)고사리손으로 모은 돈으로 기부도 하고 놀러 나온 아꼬운 꼬꼬마들. 그냥 나는 다 아꼽다. 고슴도치 이모니까. 일주일을 밖에서 돌다가 오늘은 꼬꼬마들이 차려준 집밥을 두 그릇이나 먹었다. 아이들과 밥으로 함께하는 시간으로, 소소한 말들과 웃음으로, 배가 부르다. 마음이 부르다. 마음 허전한 어느날, 소..
2015.3.10. 응원 꼬꼬마들과 책을 만들었고, 또 만들어간다. 아이들의 움직임을 예뻐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전화와 말과 글을 받는다. 아이들이 직접 받아야 하는데 선생님이라고 대신 받는다. 잡지의 주인은 아이들, 반짝반짝 빛나는 일들도 모두 아이들의 것. 한 마디 한 글자 온전히 아이들의 손에 쥐어주고, 너희가 참 예쁜 일을 하고 있다고, 참 멋지다고, 그렇게 토닥이고 싶다. 서툴고 걱정 많은 쌤과 함께하며 미안한 일들만 자꾸 보여서 나는 또 미안했는데, 함께 두근거려주..
2015.2.27. 사랑하고 매만지고 곱씹고 간밤 자리에 누워 사람을 챙기는 일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을 한참 했다. 겁많고 아팠던 아주 어린 날이 있었고 그럼에도 사람과 부대끼는 일을 잘해내고 싶었다. 겁냈던 날. 아팠던 날. 서툴던 날.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날들이 이어지지만, 그만큼 괜찮은 날도 늘었다. 잘하고 있다고 믿기로 했다. 꼬꼬마들과 서울 나온 날. 길안내하고 배불리 먹이고 아이들이 골라준 덕분에 이천오백 원짜리 머리핀을 구해서 기분좋았다. 언제 이렇게 마주할 수 있을지..
2015.2.17. 꿈 별이 뜨지 않아도, 거짓말처럼 별이 쏟아지는 밤. 그런 밤을 별처럼 수놓는 것도 내가 하고 싶은 일. 까닥까닥 흔드는 할머니 발이 따뜻한 것처럼, 좋은 사람들 곁에 두고 좋은 사람의 곁이 되어 평범한 날을 따뜻하게 채우는 것도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되고 싶은 일. 최고은의 Ordinary Song을 들으며 나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졌다.2015.2.17.
2015.2.12.  자이언트 치와와 아름쌤은 말티즈. 아름쌤은 치와와. 자이언트치와와가 되었던 지난 어느 날 생각난다. 요 똥강아지들. 아꼽기가 참.2015.2.12. 
2015.2.11. 붕어빵 서류에 코 박거나 밖으로 도는 일이 아이들한테 미안했다. 연이은 출장에 며칠 못 볼 생각 하니 친구들 얼굴이 벌써 눈에 밟혔다. 들어오는 길에 허둥지둥 붕어빵을 샀다. 천 원에 두 마리 밖에 안 줘서 마음 아팠는데 착한 친구들은 스무 마리로 오손도손 나눠먹었다. 팥도 얼마 안 들었는데 질소 붕어빵이라고 웃으면서 예쁘게들 먹었다. 붕어빵값 올랐을 줄 알았으면 부지런 떨어서 용가리빵 사올 걸 그랬다. 아직까지 아쉽다. 눈에 밟히다. 이 말이 참 좋다. ..
2015.2.5. 유자차 봄이고 여름이고 가을이고, 봄날으로 가겠다고 유자차를 흥얼거렸다. 걸으며, 머리 식히는 틈틈이, 듣고 불렀다. 기다리는 봄은 오지 않고 눈비 맞은 아침. 출장길, 비행기 타고 오르니 하늘은 이미 봄날이었다. 계절의 틈에서 봄을 기다리면서, 봄날이 다시금 와도 나는 봄으로 가겠다고, 봄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바라는 봄은 무엇일까. 무얼 할까, 에서 비롯된 생각은 무얼 할 수 있을까, 무얼 해낼 수 있을까로 묵직해졌다. 산뜻하게 마주할 것들을 곱씹..
2015.1.28. 같이 걸을까 이 노래를 들으면 늘 설산이 생각났다. 노래를 온기 삼아 자박자박 발딛으며, 오래 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음이 복작일수록 노래를 생각하고 사람을 생각하고 또 설산 오르는 생각을 했다. 눈사람 만들어 냉동실에 꽁꽁 숨겨두었던 철없던 날이 생각났다. 어느날 집에 오니 수돗가에 던져진 눈사람을 보고 할머니께 화내고 서럽게 울었었다. 봄까지 눈사람 지키겠다는 철없고 어린 사명감은 우습고 부끄러웠다. 눈이 참 많이 왔던 고등학생 어느 날, 친구와 큰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