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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아이들 곁, 2006~2015

2014.12.20. 마음이 약인가 보다 아이들과 목장에 갔던 날. 송아지 여섯 마리가 무럭무럭 자라 이백 마리 넘는 자손을 낳았다는 사장님 이야기를 듣고, 우리 지혜는 아름쌤 빨리 송아지처럼 되라고 어깨를 토닥토닥 했다. 하다 하다 이제는 송아지 닮으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감기에 복싹 걸렸었다. 숨넘어갈 듯 기침하니 아름쌤 돌아가시면 안 된다고 그런다. 독거노인 소리에 말 잃고 웃었다. 잔망스러운 이 친구들을 어쩌면 좋을까. 친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직은 나도 어린데. 기가 막히고 코가..
2014.12.13. 보라돌이 보라색 좋아한다고 꼬꼬마들한테 어제 엄청 구박받았다. 흥. 내가 질 줄 알았지. 너희도 보라돌이의 매력에 빠질 거야. 자주 니트에 보라 바지 입고 어제 왓집에서 만든 보라 토마도 달았다. 보라 볼펜도 손에 쥐었다. 보라 목도리를 안 하고 온 게 못내 아쉽다. 이게 뭐라고 오기가 생기나. 꼬꼬마들과 친구먹은 후유증인가 보다.2014.12.13.
2014.12.8. 비, 생각 비가 토독토독 온다. 잠깐 오는 비려나. 우산이 없는데. 집 우산은 사무실에 죄다 갖다놓다가 이젠 장소도 가리지 않는다. 안 좋은 버릇만 늘었다. 빗소리는 좋고, 비는 그치면 좋겠다. 이상한 생각도 늘었다. 비 맞는 사람을 그린 적 있었다. 쏟아지는 비에 처마 밑에 선 사람을 그렸다. 겁이 나거나 망설이는 마음이라고 설명을 들었다. 그 마음이 맞았다. 초저녁에 잠들었다가 꿈에서 깜짝 놀라 깼다. 자꾸 걱정을 안고 자니 꿈은 늘 요란했다. 도망치고 쫓..
2014.12.4. 과잣값 꼬마가 굶지 말고 일하라고 과자를 사줬다. 과자만 오도독 오도독 잘 먹고 집에 왔다. 오늘은 과잣값을 못 했다. 막무가내로 음식을 입에 쑤셔넣어주는 친구. 밥 안 먹으면 말 안 듣겠다는 친구. 잔소리 하면서도 커피 잘 타주는 친구. 선생님 몫이라며 꼭 남겨주는 친구. 어쩔 땐 꼬꼬마들이 나를 먹여살리는 것 같다. 스물을 한 달 앞둔 친구가 살짝 와서 술 이야기를 했다. 나는 아직도 어른 되기엔 먼 것 같은데, 같이 잔 기울일 친구들은 자꾸 늘어간다...
2014.12.2. 작은 공식 커피=아름쌤. 보라색=아름쌤. 아이들 덕에 공식이 몇 개 생겼다. 무엇으로든 기억될 수 있어서, 그 마음이 참 고맙다.2014.12.2. 시장할망 캐릭터와 할망의 지혜로운 한 마디. 아르미썰의 할망은 역시 보라색이라며 쥐어준 주연이 선물.
2014.11.30. 서문시장 아트마켓 앞집 할머니께 고구마도 받고 따뜻한 물 못 챙겨줬다며 마음도 받고. 뒷집 한아름정육마트에서 커피도 받았다. 아이들 예쁘다며 어른들이 사주신 빵에 시장닭에 나도 덩달아 호강했다. 배부르고 마음도 부른 서문시장 잔칫날. 오늘은 비 온다. 율무차 들고 가서 할머니와 나눠먹을까. 꼬꼬마들 찹쌀순대 또 사줄까. 장사할 걱정은 않고 사람들 손에 뭘 쥐어줄까, 우리 친구들은 뭘 먹일까 궁리만 하고 있다. 이 또한 좋다.2014.11.30.
2014.11.25. 바람 외근 다니다가 잠깐이지만 비를 맞았다. 가방이나 근무시간이 아니었으면 와르르 쏟는 비, 다 맞고 싶기도 했다. 마음 편히 비 맞는 날도 그러고 보니 오래 되었다. 빗소리가 좋다. 오늘은 잠이 잘 오겠다. 귤 따러 가요. 배낭여행 가요. 자전거로 배낭여행 해요. 빵 만들러 가요. 요며칠 들은 말들. 이런 저런 일들에 같이 하자며 끼워주니 고맙다. 친구들이 하는 말들 잊지 않으려고, 수첩에 포스트잇에 빼곡히 적어 모은다. 한 일보다 모은 일이 더 많아 ..
2014.11.11. 추운 밤 가을과 겨울 사이 앓는 일들이 있었고 노래들이 마음을 오래 다독이던 날이 있었다. 하루가 내내 밤이었으면 좋을, 그런 밤이 있었다. 그런 날, 어반자카파를 참 많이 들었다. 어반자카파 신보가 나온 김에, 지난 노래들 반복재생하고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들었다. 마침 밤을 샐 일이 있었고 이런 저런 생각이 자라도 노래 들으며 담담히 할일 하기 좋았다. River를 계속 듣는다. 더 울게 될 거예요. 이 부분이 좋았다. 힘나는 말은 아닌데 왠지 따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