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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문장을 나누는 일, 두 번째 책갈피 묶음 제주 플리마켓에서 책갈피를 나누고 와서 서울에서도 소소하게 그리고 진득하게 이어가고 싶었다. 책을 읽고 필사를 하면서 고마운 문장을 손에 쥐고 기운을 얻었다. 문장의 온기가 어느 사람들 마음에도 가 닿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규매니저님 도움으로 작은 매점에 한 뼘을 얻었다. 한 뼘에 마음이 푸지게 찼다.
필사모임 한 시간 반 정도 책을 읽으면 입이 심심해진다. 형연 씨가 오렌지를 갖고 오고, 동영 씨가 사탕을 나눴다. 향긋하고 달콤하게, 향으로 맛으로 읽는 시간이 됐다. 2016.4.7.목요일 저녁 7시 반부터 9시 반. 필사모임 @합정 허그인
동사의 맛 동사의 맛(김정선, 유유출판사)을 읽고 있다. 가려내다, 갈라내다. 두 낱말을 엮어서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풀었다. 풍경에 눈이 시렸다. 낱말들이 엮이어 이야기가 된다. 이야기는 결국, 삶. 살아가는 일.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당신의 이야기를 알고 싶어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한다. 2016.3.31.
이문재, 봄날 종이컵에 낙서하는 버릇이 붙었다. 갖고 간 책이 잘 안 읽혀서 딴생각을 하다가 낮에 읽은 이문재의 '봄날'을 베껴적었다. 사무실 목련나무가 벙글기 시작해 생각이 났다. 고운 시를 읽었는데, 따끈한 계란탕에 밥 말아먹고 싶다는 생각이나 하고 앉았다. 이렇든 저렇든, 순한 봄밤을 바라는 시간.2016.3.24.
필사모임 저마다 읽는 책을 갖고 와 끄적거리는 시간. 다른 사람들은 무슨 책을 읽나, 얘기듣는 시간이 좋다. 내 책을 읽고, 쓰고, 사람들의 책을 듣는다. 대여섯 권의 책을 읽는 기분이다. 고래와 돌고래가 친구가 된 동화책을 필사하는 분이 있는데, 매주 둘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기다린다. 이날은 파리 여행을 간 돌고래가 그리운 친구 고래에게 쓴 편지를 들었다. 2016.3.17.목요일 저녁 7시 반부터 9시 반,필사모임 @합정 허그인
필사모임 봄이 오니 사람들이 조금 더 움직여서 그럴까. 작은 방이 꽉 차게 모였다. 익숙한 사람과 새 사람의 호흡이 섞여, 어색한 듯 설렌 듯, 오늘도 잔잔한 봄밤. 2016.3.10.필사모임 @허그인목요일 7시 반부터 9시 반까지.필사모임을 한 뒤로 소설도 시도 노랫말도 주간지도, 마음에 닿으면 베껴적었다. 필사가 버릇으로 붙는다. 연습장에 수첩에 이면지에 틈틈이 적다가 요즘은 종이컵에도 적는다. 사무실에 앉아 숫자들에 끙끙거리다가 숨고르는 틈에 한글을 꾹..
필사하는 겨울 12월부터 2월 마지막 주 어제까지 열 번의 필사모임이 목요일 저녁마다 열렸다. 한 주를 빠지고 아홉 주를 채웠다. (개근을 못 해서 아쉽다.) 책을 읽고 쓰고 낭독하며 잔잔하고 따뜻한 밤을 맞았다. 여러 날의 밤 덕분에 마음에 온기가 스몄다. 별스럽지 않아도 여러 날의 흔적들로 나는 어딘가 발을 붙이고 지내는 것 같았다. 이 겨울이 괜찮았다. 끄적이는 일이 좋아 소설도 시도 산문도 노랫말도 혼자 좋은 대로 베껴 적었다. 세 달 사..
김숨, 바느질 하는 여자 필사모임 여섯째 날. 책 이야기 생각 이야기 사람 이야기 고민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는 시간이 좋다. 보통 끝나던 시간보다 한 시간을 훌쩍 넘겼다. 긴 이야기에 못 맺은 생각을 혼자 잇다가 두 정거장을 네 정거장 지나서 내렸다. 지나온 만큼 걸었다. 봄이 오셨다는데 아직은 툭툭 터진 손이 아렸다. 베껴쓴 이야기에 사람이 생각나서 속도 조금은 아렸다. 만약에, 조선후기에 내가 태어났다면 삯바느질하고 이야기책 필사하며 생계를 이었을 거라고 혼자 생각했던..